4대 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또래들에게는 닮고 싶은 롤 모델로, 어머님들께는 엄친딸로 불렸다. 어릴 적부터 연극부, 합창단, 찬양팀, 학생부 회장, 청년스텝을 하며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책 한권을 주셨다. 말세의 징조와 기독교인들에게 환난이 찾아온다는 내용이었다. 그 책을 읽은 후 너무 두려워 나도 마지막 때를 준비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종말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한 인터넷 블로그를 접했다.
거기서 신용카드, 화폐, 주민등록증을 대신할 생체 칩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다. 생체 실험을 한 쥐처럼 저런 칩을 내게 박으면 내가 조종을 받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님을 배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공포감이 몰려왔다.
어느 날 ‘북한’이란 글자를 보고 갑자기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통장의 모든 돈을 찾아 몰래 보관했고 자다가도 전쟁의 두려움이 오면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두려움은 휴거에 관한 영화를 보고 더욱 심해졌다. 휴거가 된 후에 내가 이 땅에 남아있으면 어떡하지? 생각은 꼬리를 물며 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다.
이스라엘에 가면 휴거가 언제쯤 일어날지 알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족과 이스라엘로 여행을 떠났다. 팔레스타인과 접전지역을 지나는데 수류탄이 터지고 총 소리를 직접 들으니 휴거가 금방 일어날 것 같았다. 그 때 내 삶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곧 휴거가 일어날 텐데 내가 대학을 가서 뭐하나! 재수를 준비하던 나는 과감하게 재수를 포기했다. 함께 종말론에 빠져있던 엄마만 나를 이해해 주셨다. 40일 작정기도를 하며 TV 보기와 컴퓨터 및 스마트 폰 사용을 다 끊었다. 인간관계도 정리하니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처음과 달리 삶은 무기력해 지며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때 삼촌을 통해 춘천 한마음교회에 갔다. 목사님께서 사도행전 17장으로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부활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고 했다. 부활? 부활이 증거라고? 만약 예수님이 부활했다면 진짜 하나님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진지한 고민은 시작되었다. 목사님께서 부활은 역사라고 하시며 제자들의 관점으로 부활을 보라고 하셨다. 십자가 앞에서 자기들도 죽을까봐 벌벌 떨던 제자들의 모습이 종말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 못 자국 난 손과 창에 찔린 옆구리까지 보여주셨다. 그 순간 눈이 확 열렸다. 진짜구나! 진짜 예수님이 부활하셨구나!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니, 내 모습이 다 드러났다. 나는 종말이 두렵다고 그냥 천국에만 보내주시면 안 되냐며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하나님을 잘 섬기는 척 하고 있었던 바리새인이었다.
내 죄 때문에 예수님이 죽으셨구나! 내가 예수님을 죽였구나! 마음이 무너졌다. 나의 주인 되시기 위해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마저도 배척한 나는 지옥에 떨어져도 마땅한 죄인이었음이 알아지자 하나님 앞에 온 마음을 다해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하루는 엄마가 내일 모레 오후 4시에 전쟁이 난다며 내일 아침 동생과 같이 제주도에 안 가겠냐고 했다. 나는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며 복음을 전해 주었다. 감사하게 엄마도 복음으로 종말론에서 자유해졌다. 지금 나는 한마음교회 대학생 기숙사에서 신앙훈련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고 있다. 친구들보다 늦게 들어간 대학인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지혜와 집중력을 주셔서 전액 장학금도 받았다. 종말론에 빠져 있던 나를 살려주시고 복음을 전하며 기쁨과 감사로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원문기사링크 https://bit.ly/2CRqu1a